이제는 명품보다 'K패션'…신세계 백화점 승부수 통했다 [송영찬의 신통유통]

입력 2023-08-27 12:05   수정 2023-08-27 13:08

신세계백화점이 부산 센텀시티점 한 층의 절반 이상을 백화점에 처음 입점하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위주로 대거 재단장했다. 명품 소비는 주춤해진 반면 개성있는 ‘K패션’ 브랜드를 찾는 수요는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K패션을 찾는다는 점도 한몫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센텀시티점을 시작으로 K패션 브랜드를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신규 23개 전 매장 K패션 브랜드로
지난 25일 찾은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4층엔 곳곳에 2030 젊은 여성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있었다. 이들이 줄을 서있는 곳은 모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들이다. 신세계는 이날 4층 ‘뉴 컨템포러리’ 전문관의 47개의 매장 중 23개를 새로운 브랜드로 바꾸는 재단장 공사를 마쳤다. 새로 입점한 23개 브랜드는 모두 K패션 브랜드다. 이 중 렉토·그로브·르셉템버·킨더살몬·레이브 등 14개 브랜드는 이날 백화점에 처음으로 입점했다.

새 단장을 마친 이 전문관의 메인 타깃은 MZ세대 여성이다.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브랜드에 관심이 높은 이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백화점은 가방·주얼리·코스메틱 등을 따로 담는 악세서리 존을 따로 구성했고 별도의 팝업스토어 공간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부산 상권에는 없는 새로운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매장 리뉴얼로 2030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월 8879㎡(약 2700평)의 센텀시티점 지하 2층을 국내 최대 규모의 영 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로 탈바꿈했다. 전체 47개 중 20개 브랜드를 MMLG·포터리·인스턴트펑크·이미스 등 K브랜드를 중심으로 재단장했다.


재단장 후 지난달 말까지 하이퍼그라운드의 20대와 30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1%, 87% 늘었다. 특히 부산 외 지역의 고객 수는 6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14곳을 새로 입점시킨 서울 강남점의 뉴 컨템포러리 전문관 매출 역시 매장 리뉴얼 100일 만에 30% 가량 늘어났다.
명품 소비는 주춤, 외국인 방문은 급증
‘비수도권 1위’ 백화점인 센텀시티점이 탄탄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제쳐두고 K브랜드 중심으로 매장을 재편하는 건 이례적이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지난해 매출은 1조8449억원으로 전국 모든 백화점 점포 중 4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센텀시티점 매출은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대표되는 명품 브랜드가 이끌어왔다.

배경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인한 패션 소비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 불경기로 명품 소비는 위축된 반면 한국 패션 브랜드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센텀시티점의 지난 1~7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65.0% 늘었다.

이 중에서도 국내 브랜드를 대거 도입한 하이퍼그라운드의 경우 외국인 매출이 564.1% 늘며 점포 전채 매출 신장률을 크게 앞질렀다. 이날 센텀시티점에서 만난 대만인 관광객 이반 씨(28)는 “와릿이즌·모이아·탬버린즈 등 대만에서부터 사고 싶었던 한국 브랜드들이 많다고 해서 왔는데 너무 만족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부로 부산항의 크루즈선 입항이 재개된 점도 호재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부산에 입항한 국제 크루즈선은 50척이 넘는다. 여기서 내린 크루즈 관광객 수만 5만3000여명이다. 올 하반기에도 총 50척 이상의 크루즈가 부산에 입항할 것으로 예정돼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새로 선보인 뉴 컨템포러리 전문관은 MZ세대가 열광하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중심”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MZ세대의 쇼핑 메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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